일월일지(2022)

Il-Wol-Il-Ji Stay


대지위치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명성리

건축용도      근린생활시설, 단독주택(독채펜션)

대지면적      1,645㎡ 

건축면적      328.49㎡ 

연면적          328.49㎡ 

사진             노경

명성리의 땅을 처음 접한 계절은 서향이 깊게 침투하는 11월의 초겨울이었습니다. 땅의 남서쪽에 가깝게 자리한 낮은 언덕으로부터 생긴 그림자 때문에 땅의 첫인상은 더 척박하게 보였습니다.



과수원농사가 지어지던 땅은 더이상 수확을 하지 않는 나대지로 오랜시간 방치되었고, 척박한 땅의 환경때문에 민박시설로서 방문자들을 끌어들일 만한 매력적인 요소가 부족해보였습니다. 그럼에도 이 땅이 건축주에게 선택받은 것은, 넓고 평평한 곳에서 편하게 사람들이 머물다 가는 것을 기대했던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천천히 땅을 둘러보니 이 땅은 오감을 더 예민하게 만드는 장소적 특이점이 있었던것 같아요. 주변에 강한 환경적요소가 없기 때문에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주어질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땅을 진입할때 들리는 실개천의 물소리는 계절에 따라 음량이 달라지고요, 남서쪽 낮은언덕에 심어진 빽빽한 상록수들의 잎소리, 주변에 농작물을 태우면 나는 불향과 태움의 소리. 이런 감각들을 더 자세하게 마주할 수 있는 건축을 하고자 생각했습니다.


외부의 풍경을 바라보는게 아닌 내부의 풍경을 만드는 건축. 그렇게 하기 위해선 더 많은 외부공간을 만들 필요가 있었습니다.

 


건축물은 땅의 형태를 최대한 아우루도록 배치했습니다. 제한된 건폐율과 가용예산속에서 최대한 건축물을 땅에 넓게 분포시기키는 방법은 내부에 큰 중정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중정은 이곳에 부재한 강한 풍경을 만드는 장치로 삼고 싶었습니다. 체크인을 하고 객실로 들어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면 처음으로 중정을 마주하게 되는데, 중정을 감싸고 있는 회랑과 사람보다 키큰 담장, 중정을 가로지르는 수로와 곳곳에 배치된 나무들은 이 시설에 방문한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으면 해요.




조금은 불편할 수 있지만 회랑을 거쳐 최대한 먼길을 돌아 객실로 들어가야 합니다. 내부의 풍경을 천천히 마주하기를 기대했기때문이고요. 중정을 가로지르는 수로에는 영하의 온도로 내려가는 시기를 제외하고는 매일 물이 흐릅니다.



사실 이 물은 객실과 회랑의 지붕으로부터 모은 물을 재활용합니다. 면적이 큰 지붕에서 떨어지는 많은 양의 물들을 어떻게든 활용하고 싶었던 건축주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했습니다. 지붕과 물받이, 선홈통을 있는 그대로 노출하고 물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요. 이 물은 집수정에 모여 펌프를 통해 수로의 시작점으로 오고 순환하다가, 일정수위가 채워지면 땅에 근접한 실개천으로 흘러나갑니다.



중정을 지나 각 객실문을 열면 다시한번 외부공간이 나타납니다. 각 객실별로 작은 마당을 소유하고 있고, 이 마당에 의해 내부의 프라이버시는 더 견고하게 지켜집니다. 동일한 레벨로 설정된 높은 담장은 외부로부터 단절된, 오로지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줍니다. 벽난로에 붙은 불을 한없이 바라보거나, 비가 오는날 비를 맞으며 몸을 씻어내거나, 소복히 쌓인 눈위에 드러누울수도 있습니다.어떠한 풍경을 만들지는 이 곳에 머무는 사람들이 온전히 결정할 수 있습니다.


+


경량목구조의 대중성에 대해 이제는 분명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경량목구조는 프리패브화되어 균일화된 자재와 매뉴얼화된 공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덕분에 한국의 전원주택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지요. 다만 용도가 전원주택이 아닌 상업공간으로 설계될 때 경량목구조는 논외대상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은것 같습니다. 소음과 진동, 구조변경의 어려움등을 이유로 계획초기단계에서 경량목구조는 빠르게 제외되곤하는데, 늘 우리 경량목구조에게 미안한 감정이 듭니다. 저희의 첫 프로젝트가 경량목구조였기 때문에 남다른 애정이 있는것도 사실이고요.


일월일지는 4개의 객실로 구성된 농어촌민박시설이기 때문에  각 세대간 소음을 극복하는것, 호우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하는것, 실외기 보일러실,후드캡등 노출이 꺼려지는 설비시설등을 숨기는것, 야외벽난로의 안전한 사용등 극복해야하는 다양한 지침들이 산재해 있었고 이를 극복할 실질적인 해결책이 필요했습니다.



4개의 객실은 하나의 큰 중정을 접하도록 배치하며, 각 세대간은 다시 작은 마당을 가지고 있는데,  객실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2번의 외부공간을 거쳐야합니다. 외부공간은 소음을 막아주는 첫번째 장치이고요. 객실들은 경량목구조 벽을 공유하며 배치되는것이 아닌, 야외설비실을 통해 분리되어있습니다. 이 야외설비실에는 보일러실이나 실외기,후드캡등 숨기고 싶은 설비기기들이 있습니다. 벽을 공유하는 것이 불가피한 객실간은 경량목구조가 아닌 RC조의 벽으로 대체합니다. 야외벽난로가 있는 마당의 바탕벽 역시 경량목구조가 아닌 RC조의 벽을 설치합니다. 




일월일지(2022)

Il-Wol-Il-Ji Stay


대지위치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명성리

건축용도      근린생활시설, 단독주택(독채펜션)

대지면적      1,645㎡ 

건축면적      328.49㎡ 

연면적          328.49㎡ 

사진             노경

명성리의 땅을 처음 접한 계절은 서향이 깊게 침투하는 11월의 초겨울이었습니다. 땅의 남서쪽에 가깝게 자리한 낮은 언덕으로부터 생긴 그림자 때문에 땅의 첫인상은 더 척박하게 보였습니다.



과수원농사가 지어지던 땅은 더이상 수확을 하지 않는 나대지로 오랜시간 방치되었고, 척박한 땅의 환경때문에 민박시설로서 방문자들을 끌어들일 만한 매력적인 요소가 부족해보였습니다. 그럼에도 이 땅이 건축주에게 선택받은 것은, 넓고 평평한 곳에서 편하게 사람들이 머물다 가는 것을 기대했던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천천히 땅을 둘러보니 이 땅은 오감을 더 예민하게 만드는 장소적 특이점이 있었던것 같아요. 주변에 강한 환경적요소가 없기 때문에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주어질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땅을 진입할때 들리는 실개천의 물소리는 계절에 따라 음량이 달라지고요, 남서쪽 낮은언덕에 심어진 빽빽한 상록수들의 잎소리, 주변에 농작물을 태우면 나는 불향과 태움의 소리. 이런 감각들을 더 자세하게 마주할 수 있는 건축을 하고자 생각했습니다.


외부의 풍경을 바라보는게 아닌 내부의 풍경을 만드는 건축.  그렇게 하기 위해선 더 많은 외부공간을 만들 필요가 있었습니다.

  



건축물은 땅의 형태를 최대한 아우루도록 배치했습니다. 제한된 건폐율과 가용예산속에서 최대한 건축물을 땅에 넓게 분포시기키는 방법은 내부에 큰 중정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중정은 이곳에 부재한 강한 풍경을 만드는 장치로 삼고 싶었습니다. 체크인을 하고 객실로 들어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면 처음으로 중정을 마주하게 되는데, 중정을 감싸고 있는 회랑과 사람보다 키큰 담장, 중정을 가로지르는 수로와 곳곳에 배치된 나무들은 이 시설에 방문한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으면 해요.

조금은 불편할 수 있지만 회랑을 거쳐 최대한 먼길을 돌아 객실로 들어가야 합니다. 내부의 풍경을 천천히 마주하기를 기대했기때문이고요. 중정을 가로지르는 수로에는 영하의 온도로 내려가는 시기를 제외하고는 매일 물이 흐릅니다.


사실 이 물은 객실과 회랑의 지붕으로부터 모은 물을 재활용합니다. 면적이 큰 지붕에서 떨어지는 많은 양의 물들을 어떻게든 활용하고 싶었던 건축주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했습니다. 지붕과 물받이, 선홈통을 있는 그대로 노출하고 물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요. 이 물은 집수정에 모여 펌프를 통해 수로의 시작점으로 오고 순환하다가, 일정수위가 채워지면 땅에 근접한 실개천으로 흘러나갑니다.



중정을 지나 각 객실문을 열면 다시한번 외부공간이 나타납니다. 각 객실별로 작은 마당을 소유하고 있고, 이 마당에 의해 내부의 프라이버시는 더 견고하게 지켜집니다. 동일한 레벨로 설정된 높은 담장은 외부로부터 단절된, 오로지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줍니다. 벽난로에 붙은 불을 한없이 바라보거나, 비가 오는날 비를 맞으며 몸을 씻어내거나, 소복히 쌓인 눈위에 드러누울수도 있습니다.어떠한 풍경을 만들지는 이 곳에 머무는 사람들이 온전히 결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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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량목구조의 대중성에 대해 이제는 분명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경량목구조는 프리패브화되어 균일화된 자재와 매뉴얼화된 공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덕분에 한국의 전원주택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지요. 다만 용도가 전원주택이 아닌 상업공간으로 설계될 때 경량목구조는 논외대상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은것 같습니다. 소음과 진동, 구조변경의 어려움등을 이유로 계획초기단계에서 경량목구조는 빠르게 제외되곤하는데, 늘 우리 경량목구조에게 미안한 감정이 듭니다. 저희의 첫 프로젝트가 경량목구조였기 때문에 남다른 애정이 있는것도 사실이고요.


일월일지는 4개의 객실로 구성된 농어촌민박시설이기 때문에  각 세대간 소음을 극복하는것, 호우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하는것, 실외기 보일러실,후드캡등 노출이 꺼려지는 설비시설등을 숨기는것, 야외벽난로의 안전한 사용등 극복해야하는 다양한 지침들이 산재해 있었고 이를 극복할 실질적인 해결책이 필요했습니다.



4개의 객실은 하나의 큰 중정을 접하도록 배치하며, 각 세대간은 다시 작은 마당을 가지고 있는데,  객실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2번의 외부공간을 거쳐야합니다. 외부공간은 소음을 막아주는 첫번째 장치이고요. 객실들은 경량목구조 벽을 공유하며 배치되는것이 아닌, 야외설비실을 통해 분리되어있습니다. 이 야외설비실에는 보일러실이나 실외기,후드캡등 숨기고 싶은 설비기기들이 있습니다. 벽을 공유하는 것이 불가피한 객실간은 경량목구조가 아닌 RC조의 벽으로 대체합니다. 야외벽난로가 있는 마당의 바탕벽 역시 경량목구조가 아닌 RC조의 벽을 설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