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일희담 스테이(2023)

Stay Il-hui-dam


대지위치      강원도 춘천시 지촌리

디자인팀      김수빈

건축용도      농어촌민박

대지면적      1,729.0㎡ 

건축면적      113.9㎡ 

연면적         113.9㎡ 

시공             신민철

사진             비유에스건축

김수빈의 글

우리 사무실의 모토는 ‘동화적 상상’입니다.

핑계를 대자면 MBTI ‘극 S’인 저는 동화적 상상이 어려웠습니다.

소장님 들은 기억과 경험으로 설계를 한다고 하시는데, 사실 잘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처음으로! 저의 경험과 상상도 반영된다는 걸 느끼게 된 프로젝트가 있는데, 그게 바로 이 춘천 일희담입니다.


요즘은 시골생활을 경험해 본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운 좋게도 저의 외할머니 댁은 충청도 어느 동네의 전형적인 옛 시골집입니다. 제가 학생일 때까지만 해도 무려 아궁이 난방과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했었습니다.


건축주 분의 질문답변지 속 마음에 들어오는 문장이 하나 있었습니다.


‘도시에 지쳐 떠나온 쉼’


시골 툇마루에 누워있던 장면과 그때 불어오던 바람이 떠올랐습니다.


삐거덕 거리는 대문을 통해 마당을 지나 집으로 들어가면 높이가 모호한 툇마루가 있습니다. 농사일을 하다 더위에 지쳐 돌아오면 발만 밖으로 쭉 내민 채 그곳에 눕습니다. 살살 부는 바람에 땀을 식히면 그렇게 여름일 수 없어요. 고개를 돌리면 옥수수와 소쿠리 속 까다 만 마늘. 밖에서 들리는 소리는 뻐꾹, 맴맴. 저 멀리 밭에서 엄마가 제 이름을 부르는 듯한 소리뿐입니다.


가끔 파리가 다리와 귓가를 귀찮게 해도, 그렇게 평화롭습니다.


아궁이가 있던 옛날 주방은 마당 빨래터를 지나 반 층 정도 내려가면 있습니다. 아궁이를 때면 방이 따듯해지는 구조라 겨울에는 늘 요리하는 엄마 옆에 쪼그려 앉아 불을 지켜봤습니다.


부끄러움을 알 나이가 지난 후에도 마당에서 자주 목욕을 했습니다. 외양간과 대문이 마당을 지키고 있어 밖에서 안쪽이 보이지 않는 구조입니다. 처음엔 조금 불안했지만 이내 안심하며 자연 바람을 즐겼던 기억이 납니다.



춘천 일희담 스테이(2023)

Stay Il-hui-dam


대지위치      강원도 춘천시 지촌리

디자인팀      김수빈

건축용도      농어촌민박

대지면적      1,729.0㎡ 

건축면적      113.9㎡ 

연면적         113.9㎡ 

시공             신민철

사진             비유에스건축



김수빈의 글

우리 사무실의 모토는 ‘동화적 상상’입니다.

핑계를 대자면 MBTI ‘극 S’인 저는 동화적 상상이 어려웠습니다.

소장님 들은 기억과 경험으로 설계를 한다고 하시는데, 사실 잘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처음으로! 저의 경험과 상상도 반영된다는 걸 느끼게 된 프로젝트가 있는데, 그게 바로 이 춘천 일희담입니다.


요즘은 시골생활을 경험해 본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운 좋게도 저의 외할머니 댁은 충청도 어느 동네의 전형적인 옛 시골집입니다. 제가 학생일 때까지만 해도 무려 아궁이 난방과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했었습니다.


건축주 분의 질문답변지 속 마음에 들어오는 문장이 하나 있었습니다.


‘도시에 지쳐 떠나온 쉼’


시골 툇마루에 누워있던 장면과 그때 불어오던 바람이 떠올랐습니다.


삐거덕 거리는 대문을 통해 마당을 지나 집으로 들어가면 높이가 모호한 툇마루가 있습니다. 농사일을 하다 더위에 지쳐 돌아오면 발만 밖으로 쭉 내민 채 그곳에 눕습니다. 살살 부는 바람에 땀을 식히면 그렇게 여름일 수 없어요. 고개를 돌리면 옥수수와 소쿠리 속 까다 만 마늘. 밖에서 들리는 소리는 뻐꾹, 맴맴. 저 멀리 밭에서 엄마가 제 이름을 부르는 듯한 소리뿐입니다.


가끔 파리가 다리와 귓가를 귀찮게 해도, 그렇게 평화롭습니다.


아궁이가 있던 옛날 주방은 마당 빨래터를 지나 반 층 정도 내려가면 있습니다. 아궁이를 때면 방이 따듯해지는 구조라 겨울에는 늘 요리하는 엄마 옆에 쪼그려 앉아 불을 지켜봤습니다.


부끄러움을 알 나이가 지난 후에도 마당에서 자주 목욕을 했습니다. 외양간과 대문이 마당을 지키고 있어 밖에서 안쪽이 보이지 않는 구조입니다. 처음엔 조금 불안했지만 이내 안심하며 자연 바람을 즐겼던 기억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