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내 토라진집 (2023)
Torajim house
대지위치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
건축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170.1㎡
건축면적 84.95㎡
연면적 198.95㎡
시공 춘건축
사진 노경
토라진 집은 남양주시 별내신도시의 주택 단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주택단지가 조성되고 4~5년 정도의 시간이 지난 때라, 50곳의 필지 중 몇 곳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땅은 이미 집이 들어서 있었습니다.
최근 몇 곳의 신도시 주택단지에 주택 설계를 하며 땅의 맥락을 어디서 부터 찾아야할지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건축설계 방식은 땅에 얽힌 역사와 주변의 물리적 환경으로부터 설계개념을 발전시켜 가지만 이러한 방식은 신도시의 땅에는 적용이 어려워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신도시 주택단지의 집들은 주로 네거티브방식 즉, 주변환경의 변화(인접 땅의 개발 등)로부터 방어적 태도로 지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건축주와 설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만약 옆땅에 ….”로 시작하는 질문과 걱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형성된 마을의 모습은 매우 폐쇄적이고 답답합니다.
처음 별내의 땅을 방문했을 때 땅 주변을 둘러보고 느낀 점은 “완전히 에워싸여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집집마다 최소한의 공지만 남겨두고 집들이 들어서 있었고 땅의 사방으로 먼저 들어선 이웃집들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환경 속에서는 주변을 살피는 것 보다 당장 마주한 이웃 집의 배치와 창문 등에 어떻게 대응하야 할지가 더 중요한 과제였다습니다.
별내동의 땅은 건폐율 50%를 적용하여 25평의 건축면적을 쓸 수 있습니다. 땅 주변으로 별달리 볼만한 풍경이 없었고 이웃 집들과 마주보는 창문들이 촘촘했기 때문에 조망을 고려하기보다는 주변으로부터 집 내부가 적절히 보호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집의 형태는 주택단지의 건축 법규에 따라 박공모양으로 계획해야 했고, 박공의 방향 또한 도로로 향하도록 정해져 있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집은 디귿자와 니은자의 중간즈음 되는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성학과 저는 이 모양을 “토라진 상태”라고 표현했습니다. 토라짐이란 상대가 화해의 손을 내밀어주길 기다리는 귀여운 상태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웃집들을 향해 슬쩍 등을 돌리고 있지만 완전히 뒤돌아서지는 않았습니다. 저희는 집의 토라진 배치를 통해 집 내부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빛이 잘드는 밝은 실내공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배치는 저희가 신도시의 마을단지의 폐쇄적 환경에 대한 토라진 마음이 배치에 그대로 반영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집의 외부 마감재료는 백고벽돌입니다. 클라이언트는 너무 새것같은 느낌을 주는, 혹은 너무 단일한 색상으로 보여지는 외장재를 기피했습니다. 이 부분은 저희와 생각이 조금 달랐던 부분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은 선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주택 단지 안의 대부분의 집들이 벽돌을 외장재로하여 건축되었기 때문에 단지의 주변과도 잘 어울립니다.
백고벽돌은 중국에서 들여온 재료입니다. 그래서 벽돌의 표준치수가 한국의 것과는 차이가 있는데, 깊이방향으로의 두께가 20mm정도 더 두껍습니다. 비유에스건축에서 앞서 수행한 여러번의 벽돌마감 건축물에서 “쌓아서 완성하는 재료”에 대한 감수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노력을 하였고, 이러한 노력은 최근 완성한 광주주택, 망원동주택 등에서도 드러납니다. 마감재인 벽돌의 두께감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도록 창문의 깊이와 벽돌 줄눈의 두께를 섬세하게 조절하며 완성하였는데, 고벽돌의 두꺼운 두께가 이를 표현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집의 내부를 살펴보면, 집은 세 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층은 집의 공용영역에 해당하는 거실과 주방, 2층은 침실과 드레스룸, 3층은 서재가 각각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층의 영역은 집의 중앙에 있는 나선형 계단을 통해 연결됩니다. 나선형 계단은 집의 정형화된 직각틀을 흐트러놓으며 예상치 못한 이형의 공간들을 만들수 있는 단서를 제공합니다. 1층의 거실에서는 둥글게 열린 오픈 공간을 올려다 볼 수 있으며, 2층의 화장실은 계단의 둥근벽과 만나며 반원형의 세면공간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3층의 서재 또한 부드럽게 열린 곡면의 벽을 따라 실내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각 층을 연결하는 나선형 계단은 남향의 마당으로 열리도록 하여 집 내부로 충분한 채광을 유입토합니다. 이로 인해 집 안에 만들어진 여러 둥근 공간들은 시간에 따라 풍부한 인상을 만들어 냅니다.
별내 토라진집 (2023)
Torajim house
대지위치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
건축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170.1㎡
건축면적 84.95㎡
연면적 198.95㎡
시공 춘건축
사진 노경
토라진 집은 남양주시 별내신도시의 주택 단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주택 단지가 조성되고 4~5년 정도의 시간이 지난 때라, 50곳의 필지 중 몇 곳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땅은 이미 집이 들어서 있었습니다.
최근 몇 곳의 신도시 주택 단지에 주택 설계를 하며 땅의 맥락을 어디서 부터 찾아야 할지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건축 설계 방식은 땅에 얽힌 역사와 주변의 물리적 환경으로부터 설계 개념을 발전시켜 가지만 이러한 방식은 신도시의 땅에는 적용이 어려워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신도시 주택단지의 집들은 주로 네거티브방식 즉, 주변 환경의 변화(인접 땅의 개발 등)로부터 방어적 태도로 지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클라이언트와 설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만약 옆 땅에 ….”로 시작하는 질문과 걱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형성된 마을의 모습은 매우 폐쇄적이고 답답합니다.
처음 별내의 땅을 방문했을 때 땅 주변을 둘러보고 느낀 점은 “완전히 에워싸여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집집마다 최소한의 공지만 남겨두고 집들이 들어서 있었고 땅의 사방으로 먼저 들어선 이웃집들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는 주변을 살피는 것 보다 당장 마주한 이웃 집의 배치와 창문 등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가 더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별내동의 땅은 건폐율 50%를 적용하여 25평의 건축면적을 쓸 수 있습니다. 땅 주변으로 별달리 볼만한 풍경이 없었고 이웃 집들과 마주 보는 창문들이 촘촘했기 때문에 조망을 고려하기보다는 주변으로부터 집 내부가 적절히 보호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집의 형태는 주택단지의 건축 법규에 따라 박공모양으로 계획해야 했고, 박공의 방향 또한 도로로 향하도록 정해져 있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집은 디귿자와 니은자의 중간즈음 되는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 모양을 “토라진 상태”라고 표현했습니다. 토라짐이란 상대가 화해의 손을 내밀어주길 기다리는 귀여운 상태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웃집들을 향해 슬쩍 등을 돌리고 있지만 완전히 뒤돌아서지는 않았습니다. 저희는 집의 토라진 배치를 통해 집 내부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빛이 잘드는 밝은 실내공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배치는 저희가 신도시의 마을단지의 폐쇄적 환경에 대한 토라진 마음이 반영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집의 외부 마감재료는 백고벽돌입니다. 클라이언트는 너무 새것같은 느낌을 주는, 혹은 너무 단일한 색상으로 보여지는 외장재를 기피했습니다. 이 부분은 저희와 생각이 조금 달랐던 부분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은 선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주택 단지 안의 대부분의 집들이 벽돌을 외장재로하여 건축되었기 때문에 단지의 주변과도 잘 어울립니다.
백고벽돌은 중국에서 들여온 재료입니다. 그래서 벽돌의 표준치수가 한국의 것과는 차이가 있는데, 깊이 방향으로의 두께가 20mm정도 더 두껍습니다. 비유에스건축에서 앞서 수행한 여러번의 벽돌마감 건축물에서 “쌓아서 완성하는 재료”에 대한 감수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노력을 하였고, 이러한 노력은 최근 완성한 광주주택, 망원동주택 등에서도 드러납니다. 마감재인 벽돌의 두께감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도록 창문의 깊이와 벽돌 줄눈의 두께를 섬세하게 조절하며 완성하였는데, 고벽돌의 두꺼운 두께가 이를 표현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집의 내부를 살펴보면, 집은 세 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층은 집의 공용영역에 해당하는 거실과 주방, 2층은 침실과 드레스룸, 3층은 서재가 각각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층의 영역은 집의 중앙에 있는 나선형 계단을 통해 연결됩니다. 나선형 계단은 집의 정형화된 직각틀을 흐트러놓으며 예상치 못한 이형의 공간들을 만들수 있는 단서를 제공합니다. 1층의 거실에서는 둥글게 열린 오픈 공간을 올려다 볼 수 있으며, 2층의 화장실은 계단의 둥근벽과 만나며 반원형의 세면공간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3층의 서재 또한 부드럽게 열린 곡면의 벽을 따라 실내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각 층을 연결하는 나선형 계단은 남향의 마당으로 열리도록 하여 집 내부로 충분한 채광을 유입토합니다. 이로 인해 집 안에 만들어진 여러 둥근 공간들은 시간에 따라 풍부한 인상을 만들어 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