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여여담(2023)

Namhae Yeo-yeo-dam Stay


대지위치      경상남도 남해군 설천면 진목리

건축용도      근린생활시설, 다가구주택(농어촌민박)

대지면적      3,803.0㎡ 

건축면적      648.2㎡ 

연면적          783.6㎡ 

조경               스튜디오오픈니스

사진             홍기웅



남해 여여담(2023)

Namhae Yeo-yeo-dam Stay


대지위치      경상남도 남해군 설천면 진목리
디자인팀      차승훈

건축용도      근린생활시설, 다가구주택(농어촌민박)

대지면적      3,803.0㎡ 

건축면적      648.2㎡ 

연면적          783.6㎡ 

조경               스튜디오오픈니스

사진             홍기웅


2023년 경상남도 건축상 특별상

구불구불 울렁울렁 나풀나풀, 자연이 만들어낸 남해의 해안선을 따라가다보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바다로 불쑥 튀어나온 땅이 보입니다. 하늘에서 보면 혹부리 영감의 혹처럼 해안에서 바닷가 쪽으로 쭉 밀려나와 있는데, 육지와 만나는 접점이 좁아서 언뜻 보면 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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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위에는 오랜 세월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그야말로 야생의 숲이 자리잡고 있는데, 바다를 만나는 끝자락으로 가면 오랜 세월 자생한 소나무들이 병풍처럼 땅을 에워싸고 있습니다. 바다의 표면이 잔잔해 질 때는 하늘과의 경계가 흐릿해져서, 파란 배경 위에 거친 붓자국을 위아래로 그은 것처럼 소나무의 굵은 가지가 선명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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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수풀이 주인이었던 땅을 사람이 건축을 통해 “개발”한다는 것은 어렵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땅은 훼손되기 때문에 건축가로서 땅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고민 끝에 결심했던 것은 땅의 모양과 그 위의 자연물들을 최대한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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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고향 삼천포에서 남해는 가까운 이웃마을 입니다. 남해의 바닷가 주변으로 새로 지어지는 많은 펜션들을 보았지만 마음에 드는 것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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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위에는 세 개의 개별 건물들이 있습니다. 단층으로 이루어진 두 개의 객실동은 슬레이트석 마감의 완만한 지붕으로 덮여 마치 낮은 파도가 땅을 향해 밀려오는 듯한 기분을 줍니다. 그리고 땅의 봉우리에 위치한 건축물은 그 위에 자리한 소나무의 굵은 가지를 아슬하게 피해 들어섰습니다. 건축물의 표피는 소나무 결이 그대로 드러나는 노출콘크리트로 되어 있고, 이는 억센 바닷바람을 견뎌낸 소나무의 껍질과 겹쳐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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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은 언덕을 오르며 건축물로 향합니다. 세 동의 건축물 틈 사이로 바다와 하늘이 번갈아 보이다가 고지에 다다르면 그 둘이 맞닿은 수평선이 보입니다. 땅 위로는 두껍게 내려 앉은 석재 지붕이 빛을 받아 반짝입니다. 그리고 그 너머로 오랜세월 자리하고 있는 소나무들이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습니다.